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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에 다다르니 연신 텍스트 문자가 나온다. 가족들이나 친구들이 오면 머무는 속초 앞바다가 보이는 아파트에서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포도주도 준비되어 있고, 과자와 과일, 그리고 이부자리까지 준비되어 있었다. 연수씨는 감기가 잔뜩 들어 어머니께 옮길까봐 오지 못했고, 원기가 우리를 반갑게 맞는다. 이유가 없다. 그냥 정성을 다해 맞아 주었다. 그냥 그대로 옛날 우리가 처음만나 관계를 이어온 그대로 나를 맞아 주었다. 아내는 폐를 끼치면 안된다고 만류했지만 어머니를 모시고 이곳에 있다. 그와 함께 있는 시간이 그냥 좋다.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함께 있는 것이 좋고 대접하고 대접받는 것이 그냥 좋다. 그게 좋다. 생사고락을 함께 전우들만이 갖는 전우애랄까? 연수씨가 전화를 했다. 목소리가 진정성이 묻어 있어 더욱 정겹고 고맙다. 나름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정성이 느껴지고, 고마운 마음이 저절로 일어난다. 살면서 이런 순간이 얼마나 자주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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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쯤 계실줄 알았는데 하루만 계신다니 정말 서운합니다. 하루만 계실수는 없는지요? 변방인 이곳 속초까지 오셨는데 하루만 머무는 것은 너무합니다.” 오늘 저녁 온천에 어머니 모시고 생각이었는데 만류를 한다. “온천은 내일 아침에 하시면 더욱 좋고, 하루만 머무시면 안되겠습니까?” 바쁜 사람들 폐를 끼치지 말아야 하겠다고 생각하면서 하루만 작정하고 길인데 어머니께서 많이 피곤해 하셔서 무리해 온천에 모시고 수가 없었다.

 

원기가 준비해 놓은 포도주 한병을 어머니와 함께 마시고 어머닌 들어가 주무시고 계시다. 생각해보면 꿈만 같다. 30여년을 미국에서 내가 어머님과 한국에서 속초로 여행을 이렇게 함께 시간을 보내고, 생사고락을 함께 했던 동지 원기네의 정성어린 환대를 받으며 속초앞바다를 홀로 지키고 있다는 사실이 말이다. 아득히 파도소리 들리고, 어머니 코고는 소리가 아련하게 들리며 나는 지금 포도주 한잔 마시며 뭐꼬?” 물으며 지금 이시간을 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