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전 사순절기간 동안 새벽기도시간에 반주를 하게 되었습니다. 반주에 별 자신이 없었고, 스스로 기술이 부족하다고 늘 생각했기 때문에, 부담이 무척 컸습니다. 이러한 저의 맘을 표현 하면서, "잘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한 번씩 맘이 힘들어요."라고 솔직한 심정을 말씀 드렸을 때였습니다. 가만히 듣고 계시던 홍석환목사님께서 갑자기 한 마디를 던지셨습니다. "잘해서 뭐 할려고!"

그 한 마디 말씀에 투정하던 저의 심정은 질끔하고 입을 다물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조언을 해 주셨습니다. "그냥 하나님과 함게 즐겨라, 반주를 즐겨라!" 그리고나서 저는 서서히 반주를 하면서 저 자신을 잊고, 하나님과 반주를 통해서 교통하는 법, 즐기는 법을 배우기 시작하였습니다. 아직도 시행착오를 격으며, 배우고 있지만 말입니다. 어떨 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 음악 속에 들어가 버립니다. 제가 어떻게 건반을 치는 지조차 전혀 느끼지를 못하고, 그냥 하나님과 춤을 추듯이 그렇게 피아노를 칠 때도 생깁니다. 


이제 홍목사님께서 떠나신 지, 거의 일년이 가까와 오는 오늘, 저는 운전을 하면 다시 이 음성을 들었습니다. " 잘해서 뭐 할려고!" 이번에 한참 웃었습니다. "그래요, 맞습니다. 목사님, 제가 잘 할려고 안달할 필요가 없지요. 모든 것이 그 분게로 나서 그 분이 이루시는 것을요! 그저 그 분게 나를 드릴 때, 그 분이 저의 손이 되어 발이 되어, 춤을 추십니다. " 

저는 사역을 하면서 잘하고 싶은 심정으로, 또 은혜로운 시간이 되길 간절히 바라는 맘으로, 맘의 부담을 없애지를 못했습니다. 어떤 말을 해야하나, 무엇을 나누어야 하나, 또 어떤 찬양을 어떤 음식을.... 가는 그 길이 즐겁고 기다려지는 것이기 보다는 잘 할려고 할 수록 능력없는 저 자신에게 주눅이 들고, 부담스런 걸음 일 때가 많았습니다. 


어제 수요예배에서 들은 설교말씀인'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에서 도대체 '하늘은 무엇일까?'를 도전의 말씀으로 받았습니다. 

'하나님이 계신 곳, 우주 어디에나 미치지 않으신 곳이 없으신 우리 하나님게서는 지금 내가 앉아 있는 이 곳에서부터 온 우주에 가득하시다, 나의 온 몸과 영혼을 감싸고 계시는 하나님, 나의 숨결 속에 그리고 온 하늘에 가득하신 그 분의 현존하심! 그렇다! 그렇구나! 다, 하나님이시다. 지금 내 속에, 내 곁에, 내 주위에, 온 세상에 가득하신 그 하나님께서 살아계시구나! '

그리고 저는 이제 그 분께 저를 맡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머리로 내려놓자, 다 드리자, 내가 아니라 하나님이시다 하였지만 손가락하나도 내려놓지 못하던 제가 이제 자유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생각난 것이 바로 홍목사님게서 일년 전에 해 주신 " 잘해서 뭐 할려고?"랍니다. 저는 능력이 없어도 괜찮은 것이었습니다. 저는 책임질 필요도 없었습니다. 그저 그곳에 있는 것, 그래서 그 분이 쓰실 수 있는 도구가 되는 것, 그것이 저의 역활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면 왜 저를 도구로 쓰시는 것일까요? 저는 꼭두각시에 불과한 것인가요?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의 한 가지 소망은 그 분의 사역의 큰 성과, 열매 , 성취, 업적 그런 것이 아니라, 바로 제가 살아계신 하나님을 알고 만나는 것이었습니다. 저에게 그 분을 알려주시고 싶으신 것이었습니다. " 딸아. 나야, 나! 나라구! 내가 누군지 알겠니? 너를 사랑하는, 내 목숨보다 더 사랑하는 너의 사랑하는 자, 바로 내가 너의 하나님이란다. 자, 눈을 떠렴 나를 보렴, 내가 너를 찾고 내가 너를 기다리고 있단다. "  


눈을 뜨면 세상은 모두 하나님의 세계, 신비의 세계라고 하시던, 홍목사님의 그 말씀을 기억하며, 저희에게 한 평생 길이 지침이 될 영적인 지도와 함게, 은혜의 길을 알려주시고 가신 목사님게 감사드리고자 이 긴 글을 썼습니다.